단순한 피로가 아닙니다, 욱신거림은 신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항문에 가끔 욱신거리는 느낌이 있으면 단순히 오래 앉았거나 피곤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항문에서 욱신거림, 묵직함, 안에서 압력이 차는 느낌이 지속된다면, 이는 단순한 피로가 아닌 질환의 초기 신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항문 부위는 신경, 근육, 혈관이 밀집되어 있고, 통증에 민감한 구조이기 때문에 작은 염증이나 혈류 변화만 있어도 통증을 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욱신거리는 통증은 염증성 반응, 혈액 정체, 조직 압박 등과 관련이 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항문이 욱신거린다'는 표현으로 나타나는 통증 뒤에 숨겨진 의심 질환 4가지를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각 질환의 특징, 증상, 자가 구분법, 치료 필요성까지 단계적으로 설명드립니다. 단순히 불편한 느낌으로 무시하지 말고, 어떤 경우 병원에 가야 하는지 판단 기준을 마련하시길 바랍니다.
1. 항문농양 – 욱신거리는 통증 + 열감이 핵심
항문농양(perianal abscess)은 항문 주위 조직에 고름이 차면서 생기는 감염성 질환입니다. 이 고름이 차는 과정에서 내부 압력이 증가하고, 염증이 혈관과 신경을 자극하면서 강한 욱신거림, 뜨거운 느낌, 가만히 있어도 심한 통증이 발생합니다.
주요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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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 옆 또는 아래쪽에 단단하고 아픈 덩어리가 만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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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열, 몸살기운이 함께 나타나며, 보행 시 통증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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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욕, 연고로 호전되지 않으며 통증이 맥박처럼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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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통증이 심해지고, 대변을 볼 때 극심한 고통이 느껴짐
항문농양은 응급성 질환으로, 항생제만으로는 낫지 않고 반드시 절개 배농술이 필요합니다. 방치할 경우 치루(항문 속과 밖을 연결하는 비정상 통로)로 발전하여 만성 질환이 될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과 수술적 치료가 핵심입니다.
2. 내치핵(내치질) – 내부에 생기는 혈관 압박성 통증
많은 분들이 내치핵을 출혈로만 인식하지만, 실제로는 혈관이 부풀고 괄약근 사이에서 압박될 때 심한 욱신거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혈전성 내치핵(thrombosed hemorrhoid)의 경우, 내부 혈관에 혈전이 생기며 극심한 통증과 부기, 묵직함이 동반됩니다.
주요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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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았을 때 항문 안쪽에 딱딱한 느낌과 뻐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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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변 중 또는 직후에 압력이 차오르는 듯한 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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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혈이 없더라도 통증만 있는 경우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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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면 응급실을 찾을 정도로 심한 압박통 발생 가능
이 경우는 초기에는 좌욕과 항염 연고, 고섬유 식이요법으로 호전될 수 있지만, 증상이 며칠 이상 지속되거나 혈전이 커진 경우 수술적 제거(치핵 절제술)가 필요합니다. 특히 반복적으로 통증이 재발한다면 만성 내치핵을 의심해야 합니다.
3. 항문게실 또는 항문피지낭 – 숨겨진 구조적 이상
항문 주위에는 작지만 중요한 구조물이 여럿 존재합니다. 그중에서도 항문선(anorectal gland)이 막히거나 확장되면 항문게실(anorectal cryptitis) 혹은 항문피지낭(피지샘 낭종)이 생기고, 이로 인해 통증과 욱신거림이 발생합니다.
주요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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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 주위가 묵직하고 단단하게 느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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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은 앉을 때 심하고, 누우면 조금 나아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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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상 붉은 발적이나 부종은 없지만, 만지면 통증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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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물집처럼 몽글한 느낌의 혹이 동반되기도 함
이러한 질환은 초기에 증상이 미약해 자주 간과되며, 심하면 항문농양으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초음파 또는 MRI 검사를 통해 진단하며, 필요 시 절제술 또는 배농술이 진행됩니다. 단순 연고나 보존적 치료로는 호전되지 않으므로 진료가 꼭 필요합니다.
4. 항문 종양성 병변 – 초기에도 욱신거림이 있다
항문에 생기는 종양은 드물지만 무시할 수 없습니다. 특히 HPV(인유두종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되는 항문 사마귀나 항문암은 초기에는 경미한 욱신거림, 따끔거림, 이물감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치질이나 염증과 혼동하기 쉽습니다.
주요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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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 가장자리나 내부에 작은 혹 또는 궤양이 만져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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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하거나 화끈거리는 느낌이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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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혈은 초기엔 드물고, 점액 배출이나 가려움이 동반되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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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며, 연고에 반응이 없음
이러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병원을 방문하여 직장경 검사, 조직검사를 받아야 하며, 초기 항문암의 경우 완치율이 높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단순 치질이라고 스스로 판단하고 방치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