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한 지 오래됐는데 왜 아직도 가려울까요? – 만성 가려움증의 원인과 대처법

몇 달, 혹은 몇 년이 지나도 여전히 가려운 상처

사람이 수술을 받고 나면, 대부분의 회복 반응은 수 개월 내로 마무리됩니다. 실밥은 빠르고, 상처는 아물며, 피부색도 점차 회복되죠.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수술 부위가 아문 지 수 개월 또는 수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가려움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만성적인 가려움은 ‘흉터가 있어서 그런 거겠지’ 하고 넘기는 분도 있지만, 실제로는 의료적으로 진단이 필요한 상태일 수 있습니다.

특히 수술 부위 흉터가 딱딱하거나 붉게 솟아있으며, 가려움이 일상에 영향을 주는 수준이라면, 이는 더 이상 회복의 일부분이 아닙니다. ‘만성 수술 후 가려움증’은 신경 재생 이상, 비정상 섬유화, 만성 염증, 피부 신경계 감각 오류 등 다양한 복합적 원인에 의해 발생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수술 후 수 개월 이상 지속되는 가려움의 원인을 의학적으로 분석하고, 자가 진단 기준, 병원에서 사용하는 치료 전략, 완화 방법을 함께 설명 드리겠습니다. 아문 줄 알았던 상처가 아직도 당신의 삶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면, 반드시 읽어보셔야 합니다.

만성 가려움증

만성 가려움의 주요 원인 - 신경 재생 오류

수술 시 피부를 절개하면, 표피와 진피는 물론 그 아래의 감각 신경 말단도 함께 손상됩니다. 상처가 아무는 동안 신경도 천천히 재생되지만, 어떤 경우에는 이 재생 과정이 비정상적으로 이루어지며, 신경이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 현상은 신경성 가려움증(Neuropathic pruritus) 또는 신경 재생 오류 증후군으로 분류됩니다.

이때 환자는 흔히 다음과 같은 증상을 호소합니다.

  • 상처 부위 피부가 멀쩡해 보이지만 속이 가렵고, 찌릿하거나 저리다

  • 낮보다 밤에 가려움이 심해진다

  • 손으로 긁거나 눌러도 시원한 느낌 없이 오히려 더 자극이 심해진다

  • 수년이 지나도 가려움이 계속 같은 위치에 국한되어 반복된다

신경이 비정상적으로 회복되면, 뇌는 실제로 자극이 없음에도 ‘가려움’이라는 신호를 잘못 해석합니다. 이때 가려움은 치료 없이 스스로 사라지지 않으며, 신경 안정제나 국소 마취제 계열 치료가 필요합니다. 특히 고령자, 당뇨병 환자, 켈로이드 체질인 경우, 이러한 신경성 가려움이 더 흔하게 발생합니다.


만성 가려움의 주요 원인 - 흉터 구조와 피부 반응

수술 부위의 흉터가 비정상적으로 자라면서 피부 표면과 내부 신경을 자극해 만성 가려움을 유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흉터 형태가 있는 경우, 가려움이 매우 자주 발생합니다.

  • 비후성 반흔(hypertrophic scar): 상처 부위가 튀어나오고 단단한 형태

  • 켈로이드(keloid): 상처 부위를 넘어 주변 피부까지 증식된 조직

  • 섬유화 조직: 피부 아래에 만져지는 실처럼 단단한 조직, 통증을 동반하기도 함

이러한 흉터는 피부 내 신경, 혈관, 림프의 흐름을 막고, 내부 압력을 증가 시켜 지속적인 물리적 자극을 유발합니다. 특히 팔꿈치, 어깨, 가슴, 복부 등 자주 움직이는 부위의 수술 흉터는 자극이 반복되며 가려움이 쉽게 만성화 됩니다.

또한 흉터 부위는 일반 피부보다 표피가 얇고 건조하며, 피지선이 적어 쉽게 갈라지고 마르며 가려움이 심해집니다. 이런 피부 구조적 변화는 보습과 진정 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우며, 병원 치료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병원에서는 어떻게 치료하나요?

만성 가려움은 통증처럼 지속되면 신경계와 뇌에 학습되어 고착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치료 개입이 예후에 중요합니다. 병원에서는 다음과 같은 치료를 병행합니다.

1. 약물 치료

  • 신경 안정제(가바펜틴, 프레가발린 등): 신경성 가려움에 효과적

  • 국소 마취제 크림(리도카인, 프라목신): 감각 둔화 목적

  • 국소 스테로이드 연고: 염증이 있는 경우 단기 사용

  • 항우울제 저용량: 신경 전달체계에 작용하여 가려움 인지 저감

2. 물리치료 및 주사 치료

  • 실리콘 시트/압박 드레싱: 흉터 가려움 완화에 기본

  • 스테로이드 국소 주사: 비후성 반흔/켈로이드 내 염증 억제

  • 보툴리눔 톡신 주사: 신경전달 억제로 신경성 가려움 완화 (고급 치료)

3. 레이저 및 고주파 치료

  • 프락셔널 레이저, CO₂ 레이저: 흉터 재생과 진피층 재구성

  • IPL 및 고주파: 혈류 개선 + 염증 억제 효과

4. 심리·인지 치료 병행

  • 수면장애, 스트레스가 가려움을 증폭하는 경우 인지행동치료(CBT)를 함께 진행합니다.

  • 특히 야간 가려움, 스트레스성 긁기, 감각 과민 등의 경우 심리적 개입이 필수적입니다.

만성 가려움, 이렇게 관리해보세요

병원 치료와 함께 다음과 같은 일상 관리법을 꾸준히 실천하면 만성 가려움을 더 효과적으로 완화할 수 있습니다.

① 보습은 하루 2회 이상, 꼭 습한 상태에서

  • 샤워 후 3분 이내 보습제를 발라 피부 장벽 유지

② 실리콘 시트 사용

  • 의료용 실리콘 제품은 피부 장벽 보존 + 압박 작용으로 흉터 가려움 완화

③ 냉찜질 활용

  • 급성 가려움 시 차가운 수건이나 얼음팩을 사용해 신경 자극 둔화

④ 긁는 행동 예방 장치

  • 면장갑 착용, 손톱 짧게 유지, 수면 중 보호 패치 부착 등

⑤ 식이 조절

  • 매운 음식, 알코올, 고당질 음식은 히스타민 분비를 증가 시켜 가려움을 유발하므로 피함

⑥ 규칙적인 수면

  • 수면 부족은 신경계 과민 + 염증 반응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7시간 이상 수면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