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열상은 생각보다 흔한 질환입니다
사람이 배변을 할 때 갑자기 항문에 찢어지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을 느끼고, 휴지에 선명한 선혈이 묻어 나온다면 이는 단순 치질이 아니라 항문열상(Anal fissure)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항문열상은 의외로 흔한 질환이며, 특히 변비가 잦거나 딱딱한 대변을 보는 습관이 있는 분들에게서 자주 발생합니다.
항문열상은 말 그대로 항문 입구의 점막이 찢어지거나 갈라진 상태를 말합니다. 피부 상처처럼 가볍게 생각할 수 있지만, 항문이라는 부위 특성상 배변 시 강한 자극과 감염에 노출되기 쉬워, 통증이 매우 크고 회복도 더디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항문열상이 생기는 원인, 증상의 특징, 자가 진단 방법, 치료법까지 의학적 관점과 생활 적용법을 함께 정리해드리겠습니다. 항문이 찢어지는 듯 아픈 경험을 반복하고 계신다면, 이 글을 통해 정확한 대응법을 꼭 익히시길 바랍니다.
항문열상이 생기는 대표적인 원인들
사람의 항문은 원래 상당히 유연하게 열리고 닫히는 구조이지만,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점막이 한계를 넘어서면서 물리적으로 찢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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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로 인해 딱딱하고 굵은 대변이 배출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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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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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변 시 항문 입구가 과도하게 늘어나면서 0.5~2cm가량의 찢어짐이 생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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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설사 후 반복적인 자극이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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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처럼 흐르는 대변도 지속적으로 점막을 마찰시키면서 손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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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의 배변, 과도한 힘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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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에 압력을 주는 행동은 항문 괄약근에도 영향을 주며, 과긴장 상태에서 찢어짐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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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직후 여성, 항문 근육이 약화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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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과 분만 과정에서 항문 직장 부위의 긴장과 압력 변화가 생기며, 열상 위험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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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 괄약근 기능 이상 (과긴장성 괄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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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환자에서는 항문 괄약근 자체가 비정상적으로 긴장되어 있어, 조금의 자극에도 쉽게 열상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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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항문열상은 단순히 ‘찢어진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자극, 근육 구조, 장 기능 등의 복합적인 요소가 결합되어 나타나는 결과입니다. 원인을 파악하지 않으면 재발률이 높고, 만성화될 위험도 커지게 됩니다.
항문열상의 주요 증상은 어떻게 나타날까요?
항문열상은 아래와 같은 증상으로 비교적 뚜렷하게 구분됩니다. 증상을 정확히 인지하면 치질과도 쉽게 감별할 수 있습니다.
1. 찢어지는 듯한 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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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을 보는 순간, 또는 직후에 칼로 베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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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통증은 보통 수 분에서 수십 분까지 지속되며, 일부 환자는 수 시간 동안 항문에 불이 나는 듯한 느낌을 호소합니다.
2. 선홍색 출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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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에 선명하게 묻어나는 소량의 맑은 선혈이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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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뚝뚝 떨어지거나, 변기 물에 섞이지 않고 붉게 떠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3. 배변 공포증과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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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이 반복되면 뇌가 배변을 피하려는 경향을 보이며, 의식적으로 참게 되면서 변비가 악화, 악순환 발생
4. 만성화 시 피부꼬리(sentinel pile)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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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 입구 바깥쪽에 작은 피부 혹이나 돌기가 생기며, 이는 만성 열상의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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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져질 정도로 커질 수도 있으며, 통증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이 2주 이상 반복된다면, 단순 상처가 아니라 만성 항문열상으로 진행 중일 수 있으며, 치료 접근이 달라집니다. 특히 통증이 점점 심해지거나, 피부 돌기가 커진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셔야 합니다.
치료와 생활관리 – 수술은 언제 필요한가요?
항문열상의 치료는 상태에 따라 보존적 요법 → 약물 치료 → 수술적 치료로 구분됩니다.
① 급성 열상 (2주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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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은 보존적 치료로 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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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섬유식 식단, 수분 섭취 증가, 온수 좌욕, 배변 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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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산질소 연고, 칼슘채널 차단제 연고, 국소 마취제 연고 등도 단기 처방 가능
② 만성 열상 (2주 이상 + 반복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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괄약근의 과긴장 상태가 지속되므로, 약물 반응이 떨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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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툴리눔 톡신 주사를 통해 항문 괄약근을 일시적으로 이완시키는 치료가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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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열상이 지속되면 피부 변형과 통증이 일상에 지장을 주므로, 수술 고려
③ 수술적 치료: 내괄약근 부분절개술 (L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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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열상의 가장 확실한 치료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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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 내괄약근 일부를 절개해 압력을 낮추고 재발 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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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은 15~30분 내외, 회복은 3~7일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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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변 조절력 손상 위험은 1% 이하로 낮음
생활관리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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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는 고섬유 + 저지방 + 수분 충분히 섭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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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변은 아침 식후 30분 이내, 5분 이내에 마치도록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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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욕은 1일 2회, 38~40도 미지근한 물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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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비누나 물티슈 사용 금지, 자극 없는 세정 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