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가야 할까? 항문통증 진료 시기와 검사 방법

참을 수 있는 통증과 참으면 안 되는 통증은 다릅니다

사람이 항문 통증을 느꼈을 때 가장 먼저 고민하는 건 '병원에 가야 할까, 그냥 참아볼까?'입니다. 항문이라는 부위 특성상 진료 자체를 꺼리는 분들도 많고, 민망함이나 두려움 때문에 통증을 그냥 방치하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항문 통증은 단순한 피로의 결과일 수도 있지만, 명백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특히 반복되거나 심해지는 통증, 출혈·진물·열감이 동반되는 경우, 만져지는 혹이 있는 경우에는 절대로 스스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항문 통증이 있을 때 병원에 반드시 가야 하는 시점과 증상, 병원에서 어떤 방식으로 진료와 검사가 진행되는지, 미리 알면 마음이 편해지는 진료 흐름까지 상세하게 안내드립니다. 진료 시기를 놓치지 않고, 불필요한 불안도 줄일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병원에 가야 할 ‘5가지 경고 신호’

항문 통증이 발생했다고 해서 모두 병원에 가야 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자가치료의 범위를 벗어난 상태이므로 병원을 꼭 방문해야 합니다.

1. 통증이 3일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지는 경우
→ 단순 피로나 일시적 증상은 대부분 48시간 내로 완화됩니다. 지속되는 통증은 염증, 농양, 혈전, 근육 긴장 등 의학적 개입이 필요한 상태일 수 있습니다.

2. 출혈이 반복되거나 양이 많아지는 경우
→ 선홍색 출혈이 변기에 떨어지거나 휴지에 반복적으로 묻는다면, 치핵, 열상, 게실, 궤양 등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3. 항문 주위에 혹, 덩어리, 피부 돌기가 만져지는 경우
→ 농양, 치핵, 켈로이드, 종양 등의 징후이며, 자가 진단으로 구분이 어렵습니다.

4. 배변 후에도 통증이 계속 남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일 때
→ 단순한 치질이 아닌 신경성 통증, 만성 염증, 기능성 항문통증 가능성 존재

5. 항문 통증과 함께 발열, 전신 권태감, 오한이 동반되는 경우
→ 전형적인 항문농양 또는 패혈성 감염 초기일 수 있으므로 즉시 진료 필요

이 외에도, 통증이 점점 커지는 느낌, 새벽에 통증이 깨서 잠을 방해할 정도, 진물이 피부를 적시는 정도라면 ‘지켜볼 수 있는 상태’는 이미 지났다고 판단하셔야 합니다.


항문 통증 시진

항문외과 진료는 어떻게 진행될까요?

항문외과 진료는 간단한 문진과 시진(눈으로 보는 검사), 직장 수지 검사, 필요 시 기기 검사로 이루어집니다. 생각보다 고통스럽지 않고,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지므로 불안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1. 문진 (증상 청취)
의사는 증상의 지속 기간, 통증 양상, 출혈 여부, 배변 습관, 이전 수술력 등을 질문합니다.
→ 이때 환자가 언제, 어디가, 어떻게 아팠는지를 명확히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시진 (눈으로 확인)
환자가 바르게 자세를 잡고 항문 주변을 눈으로 관찰합니다.
→ 외치핵, 항문열상, 농양, 피부염 등은 시진만으로도 진단 가능

3. 직장 수지 검사 (지문 검사)
의사가 멸균 장갑을 낀 손가락으로 항문 내부를 부드럽게 촉진하여 내부 이상 여부를 확인합니다.
내치핵, 종양, 출혈점, 항문관 긴장도 등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고통은 대부분 미미하며 10초 이내에 종료됩니다.

4. 필요 시 기구 검사

  • 항문경 검사: 내시경보다 짧고 직경이 작은 관을 항문에 넣어 내부를 보는 검사

  • 항문 초음파 검사: 항문관 주위 농양이나 치루 확인 시 사용

  • 항문 MRI 또는 CT: 치루나 깊은 염증, 종양 평가에 사용

대부분의 경우 시진과 수지 검사만으로도 1차 진단이 가능하며, 기구 검사는 의료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때만 시행됩니다.
진료는 10분~15분 이내에 종료되며, 바로 일상 복귀가 가능합니다.


병원 진료 후에는 어떤 치료를 받게 되나요?

항문통증의 원인에 따라 병원에서는 다음과 같은 치료를 제안할 수 있습니다.

1. 약물 치료 (연고, 좌약, 내복약)

  • 염증 억제, 진통, 혈류 개선, 점막 보호 등의 작용

  • 치핵, 열상, 피부염, 초기 농양에 효과적

2. 국소 처치 또는 절개 배농술

  • 농양, 피부낭종, 감염 부위의 고름을 제거

  • 국소마취하에 간단히 시행, 당일 귀가 가능

3. 수술적 치료

  • 만성 치핵, 치루, 항문 피부종양

  • 필요 시 1박 2일 입원, 혹은 당일 수술도 가능

4. 비수술적 중재 요법

  • 보툴리눔 톡신 주사 (항문괄약근 이완),

  • 신경차단술 (기능성 항문통증),

  • 레이저 치료 (혈관 확장 억제) 등

환자의 상태와 병변의 심각도에 따라 치료는 단계적으로 진행되며, 1차 진료에서 바로 수술을 권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대부분은 약물치료 + 생활습관 교정으로 시작하며, 경과 관찰 후 중재적 치료로 넘어가는 방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