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가 아파서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가 "체외충격파 치료를 받아보시겠어요?"라고 권유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체외충격파라는 이름이 낯설고 다소 무섭게 느껴져서 선뜻 동의하기 어려웠던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사실 체외충격파는 수십 년의 역사를 가진 검증된 치료법으로, 만성 근골격계 질환에서 탁월한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체외충격파 치료의 원리와 적용 질환, 치료 과정과 주의사항까지 꼼꼼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체외충격파란 무엇인가?
체외충격파(Extracorporeal Shock Wave Therapy, ESWT)는 몸 밖에서 강력한 음향 에너지파를 발생시켜 치료가 필요한 조직 내부로 전달하는 비침습적 치료법입니다. 여기서 '충격파'란 초음속보다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고에너지 음향파로, 공기 중에서는 천둥소리나 폭발음처럼 강력한 압력 변화를 만들어냅니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원래 신장결석 분쇄 치료인 체외충격파 쇄석술(ESWL)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980년대 독일에서 신장결석을 수술 없이 분쇄하는 데 성공하면서 임상에 도입되었고, 이 과정에서 뼈와 힘줄 조직에 치료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우연히 발견되었습니다. 이후 연구를 통해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효과가 확인되면서 현재는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스포츠의학 분야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체외충격파의 작용 원리
체외충격파가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면 왜 이 치료가 효과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기계적 자극 효과가 나타납니다. 충격파가 조직을 통과하면서 세포막을 자극하고, 이 자극이 세포 내 신호 전달 체계를 활성화합니다. 이를 통해 손상된 조직의 재생을 촉진하는 성장인자 분비가 늘어나고, 새로운 혈관이 형성되어 혈류 공급이 증가합니다.
혈관 신생 효과도 중요합니다. 충격파는 혈관내피 성장인자(VEGF)와 같은 물질의 분비를 촉진하여 새로운 혈관 형성을 유도합니다. 만성 통증의 경우 혈액 공급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새로운 혈관이 만들어지면서 영양분과 산소 공급이 증가하고 자연 치유력이 높아집니다.
석회화 조직의 분해 효과도 있습니다. 오랫동안 염증이 반복되면 힘줄이나 근육 등에 석회가 침착되는 경우가 있는데, 충격파의 강력한 에너지가 이 석회화 조직을 물리적으로 분해하는 역할을 합니다.
통증 감소 효과도 빠르게 나타납니다. 충격파는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섬유의 민감도를 떨어뜨리고, 통증을 완화하는 물질인 P 물질의 분비를 억제합니다. 또한 치료 후 일시적으로 통증이 증가했다가 급격히 감소하는 과반응(hyperalgesia) 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콜라겐 합성 촉진도 중요한 기전입니다. 힘줄, 인대, 근막 등의 주요 구성 성분인 콜라겐의 합성이 증가하면서 손상된 조직이 보다 튼튼하게 재건됩니다.
체외충격파의 종류
체외충격파는 크게 집중형과 방사형으로 나뉩니다.
집중형 체외충격파(Focused ESWT)는 충격파 에너지를 특정 깊이의 한 점에 집중시키는 방식입니다. 고에너지를 정확한 목표 부위에 전달할 수 있어 깊은 곳에 위치한 석회화 병변이나 뼈 손상 치료에 효과적입니다. 치료 효과가 강력한 반면, 시술 시 통증이 더 심할 수 있고 장비가 비싸며 고도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방사형 체외충격파(Radial ESWT)는 에너지가 방사상으로 퍼져나가는 방식입니다. 비교적 얕은 조직에 넓게 작용하며, 시술 시 통증이 덜하고 장비 가격이 저렴하여 많은 의료기관에서 사용합니다. 표재성 힘줄 병변이나 근육 통증 치료에 적합합니다.
체외충격파로 치료하는 주요 질환
체외충격파는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에 효과를 보입니다.
족저근막염은 체외충격파가 가장 널리 적용되는 질환 중 하나입니다. 발바닥의 두꺼운 근막 조직인 족저근막에 반복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데, 특히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에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충격파 치료는 족저근막염의 만성 통증과 기능 개선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며, 6개월 이상 지속된 만성 족저근막염에서 특히 높은 치료 성공률을 나타냅니다.
어깨 석회성 건염은 어깨의 회전근개 힘줄에 칼슘이 침착되는 질환입니다. 극심한 어깨 통증과 운동 제한이 특징인데, 체외충격파는 석회화 조직을 직접 분해하여 통증을 해소하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수술적 치료 없이도 석회 흡수와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어 보존적 치료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테니스 엘보우(외상과염)와 골프 엘보우(내상과염)도 주요 적응증입니다. 팔꿈치 주변의 힘줄 부착 부위에 반복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미세 손상과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전통적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만성 통증에서 체외충격파가 좋은 효과를 보입니다.
아킬레스건염은 종아리 근육과 발뒤꿈치 뼈를 연결하는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달리기나 점프 동작이 많은 운동선수에서 흔하고, 체외충격파는 힘줄 조직의 재생을 촉진하여 통증 감소와 기능 회복에 도움을 줍니다.
회전근개 건병증은 어깨를 움직이는 4개의 근육 힘줄인 회전근개에 퇴행성 변화가 생기는 질환입니다. 어깨 통증과 근력 약화가 나타나는데, 체외충격파는 힘줄의 콜라겐 합성을 촉진하고 혈류를 개선하여 힘줄 조직의 회복을 돕습니다.
대전자 통증 증후군은 엉덩이 옆쪽의 대전자 부위 통증으로, 엉덩이 외측 힘줄과 점액낭의 염증이 원인입니다. 옆으로 누우면 통증이 심해지고 계단 오르내리기가 힘든 것이 특징인데, 체외충격파 치료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슬개건염, 근막통 증후군, 지연유합 골절,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초기 등 다양한 질환에 응용되고 있습니다.
치료 과정과 방법
체외충격파 치료를 받기 전에는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신체 검진과 함께 초음파, X-ray, MRI 등을 통해 병변의 위치와 상태를 확인하고, 체외충격파 치료가 적합한지 판단합니다.
치료 시에는 먼저 치료 부위를 노출시키고 초음파 젤을 바릅니다. 젤은 충격파의 전달을 원활하게 하고 피부 손상을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의사 또는 치료사가 탐침을 피부에 밀착시키고 충격파를 발사합니다. 한 부위당 보통 1,500-3,000회 정도의 충격파를 가하며, 치료 시간은 10-20분 정도입니다.
치료 횟수는 질환의 종류와 중증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2주 간격으로 3-5회 시행합니다. 치료 효과는 마지막 치료 후 6~12주에 걸쳐 점진적으로 나타나므로, 치료 직후보다 수주 후에 더 뚜렷한 호전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 시 통증과 부작용
많은 환자들이 체외충격파 치료가 아프지 않은지 궁금해합니다. 충격파 에너지가 조직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대부분 어느 정도의 통증이 느껴집니다. 통증의 정도는 개인마다 다르고 치료 부위와 에너지 강도에 따라서도 차이가 납니다. 치료 부위를 눌렀을 때 아픈 느낌이 나거나 전기가 오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치료 직후에는 치료 부위가 일시적으로 더 아프거나 빨갛게 붓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정상적인 반응으로 대부분 하루 이틀 내에 가라앉습니다. 드물게 피부 멍이나 미세 출혈이 생길 수 있지만 심각한 부작용은 매우 드문 편입니다.
치료 후 주의사항
치료 후 48~72시간은 치료 부위에 충격이나 과도한 운동을 피해야 합니다. 소염진통제는 체외충격파의 치료 효과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치료 전후 일정 기간은 복용을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치료 부위에 얼음찜질을 오래 하는 것도 혈관 신생과 조직 재생을 방해할 수 있어 권장하지 않습니다.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재활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트레칭과 근력 강화 운동을 통해 치료 부위 주변 조직을 강화하고, 잘못된 자세나 동작 습관을 교정해야 합니다. 체중 감량이 필요한 경우 체중을 줄이는 것도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체외충격파를 받으면 안 되는 경우
체외충격파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임산부는 태아에 대한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아 시행할 수 없고, 혈액 응고 장애가 있거나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경우에는 출혈 위험이 높아 주의해야 합니다. 치료 부위에 악성 종양이 있는 경우에도 충격파가 종양 세포를 자극할 수 있어 금기입니다.
성장판이 열려있는 소아청소년에서는 성장판 손상 위험이 있어 해당 부위에는 시행하지 않습니다. 치료 부위에 감염이 있는 경우나 금속 임플란트가 삽입된 경우, 뇌나 척수, 폐 등 중요 장기 주변에는 충격파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체외충격파와 다른 치료의 비교
체외충격파는 스테로이드 주사와 비교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즉각적인 통증 완화 효과가 강하지만 장기적으로 반복 주사 시 힘줄 약화나 조직 손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반면 체외충격파는 효과가 나타나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조직 재생을 촉진하는 근본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수술과 비교하면 체외충격파는 절개가 필요 없는 비침습적 치료이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없고 회복 기간이 짧습니다. 수술적 치료 전 마지막 보존적 치료 수단으로 시도해볼 수 있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수술을 대체할 수 있습니다.
물리치료, 도수치료와 함께 병행하면 치료 효과가 더욱 높아집니다.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운동치료와 자세 교정을 함께 진행할 때 장기적으로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체외충격파 치료의 건강보험 적용
국내에서 체외충격파 치료는 일부 질환에 한해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족저근막염과 석회성 건염, 테니스 엘보우, 아킬레스건염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보험 급여 치료가 가능합니다. 다만 보험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비급여로 시행되며, 이 경우 비용이 다소 높아질 수 있습니다.
건강보험 적용 여부와 본인 부담금은 의료기관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치료 전 담당 의사와 충분히 상담하고 비용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무리
체외충격파 치료는 수술 없이 만성 근골격계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수십 년간의 임상 경험과 연구를 통해 그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된 치료법입니다. 족저근막염, 석회성 건염, 테니스 엘보우 등 다양한 질환에서 뛰어난 치료 효과를 보이며, 수술 전 마지막 보존적 치료 수단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체외충격파가 모든 환자에게 효과적인 것은 아니며, 정확한 진단 없이 무분별하게 시행하면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충분한 경험을 가진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고, 본인의 상태에 맞는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치료 후에는 재활 운동과 생활습관 개선을 함께 실천하여 더 빠르고 완전한 회복을 이루시기 바랍니다.





